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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는 이상하게 한 번 다녀오면 또 가고 싶어지는 도시인 것 같아요.
수학여행 때 갔던 경주는 분명 유적지가 가득한 도시였는데,
어른이 되고 다시 가보니 느낌이 완전히 다르더라고요.
고분 옆으로 예쁜 카페가 있고,
조금만 걸으면 첨성대가 나오고,
또 골목 하나를 지나면 한옥 사이로 사람들이 천천히 걷고 있고.
이번 여행에서는 일정을 빡빡하게 잡기보다는
황리단길 → 대릉원 → 첨성대 → 동궁과 월지 → 불국사 → 보문단지 정도만 정해두고 여유롭게 움직였어요.
결론부터 말하면,
경주는 많이 보는 것보다 천천히 걷는 게 더 잘 어울리는 여행지였습니다.
경주 여행 코스
순서 | 장소 | 개인적인 느낌 |
|---|---|---|
1 | 황리단길 | 여행 시작하기 가장 좋은 곳 |
2 | 대릉원 | 생각보다 훨씬 좋았던 산책 코스 |
3 | 첨성대 | 경주에 왔다는 느낌이 확 드는 곳 |
4 | 동궁과 월지 | 이번 여행의 하이라이트 |
5 | 불국사 | 아침에 천천히 걷기 좋았던 곳 |
6 | 보문단지 | 여행 마지막을 여유롭게 보내기 좋은 곳 |
1. 경주에 도착하자마자 황리단길부터
경주에 도착해서 가장 먼저 향한 곳은 황리단길.
사실 워낙 유명한 곳이라
"사람 많고 카페만 잔뜩 있는 거 아니야?" 싶었는데요.
네, 사람도 많고 카페도 정말 많았습니다. ㅋㅋ
그런데 막상 골목골목 걸어보니 생각보다 재미있었어요.
한옥을 그대로 살린 가게도 있고
작은 소품샵도 있고
십원빵이나 황남빵 같은 간식거리도 계속 보이고,
그냥 목적 없이 걷다가 마음에 드는 곳에 들어가는 재미가 있더라고요.
특히 경주는 높은 건물이 많지 않아서 그런지
골목 끝으로 하늘이 넓게 보이는 게 좋았어요.
서울이나 수도권에서 놀러 갔을 때와는 확실히 다른 느낌.
"아, 이제 진짜 여행 온 것 같다."
딱 이런 기분이 들기 시작한 곳이 황리단길이었습니다.
황리단길에서는 계획을 조금 비워두는 게 좋았어요
처음에는 유명한 카페 몇 곳을 미리 찾아놨는데
막상 가보니 꼭 계획했던 곳에 들어갈 필요는 없겠더라고요.
걷다가 분위기 좋은 곳이 보이면 들어가고,
배고프면 간식 하나 사 먹고,
예쁜 골목이 있으면 잠깐 들어가 보고.
경주는 이런 식으로 다니는 게 잘 어울렸습니다.
2. 황리단길에서 대릉원으로
황리단길에서 조금 걷다 보면 분위기가 갑자기 달라집니다.
가게가 가득하던 길을 지나왔는데
어느 순간 눈앞에 커다란 능이 등장해요.
처음에는 그냥
"아, 왕릉이구나."
정도로 생각했는데,
실제로 가까이에서 보니까 생각보다 훨씬 크더라고요.
그리고 무엇보다 초록색 잔디와 둥근 능의 조합이 정말 예쁩니다.
사진으로 볼 때와 직접 봤을 때 느낌이 꽤 달랐어요.
대릉원 안쪽은 전체적으로 조용해서
황리단길에서 사람들 사이를 돌아다니다가 들어오니 분위기가 확 바뀌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좋았던 순간
사람이 조금 적은 길로 들어가서
나무 사이로 능이 보이는 곳을 천천히 걸었는데요.
바람은 살짝 불고
주변은 조용하고
멀리서 새소리만 들리는데
그 순간이 이상하게 오래 기억에 남았습니다.
여행을 가면 보통 유명한 포토존을 기억할 것 같은데
저는 오히려 이런 별거 아닌 순간이 더 좋더라고요.
3. 드디어 첨성대
경주에 왔으면 그래도 여기는 봐야죠.
첨성대.
책에서 정말 많이 봤고
사진으로도 수없이 봤던 곳이라 큰 기대는 안 했는데,
이상하게 직접 보니까 반갑더라고요. ㅋㅋ
"진짜 첨성대다."
별것 아닌 말인데
아마 처음 가면 한 번쯤 하게 될 겁니다.
첨성대만 딱 보고 돌아가기보다는
주변을 같이 산책하는 게 좋았어요.
넓게 트인 공간이 많고 계절마다 풍경도 달라져서
경주 특유의 여유로운 분위기를 느끼기 좋은 곳이었습니다.
그리고 여기쯤부터 슬슬 느껴졌어요.
경주는 차를 타고 관광지만 찍고 다니면 조금 아까운 도시구나.
대릉원에서 첨성대로 이어지는 길 자체가 여행이었습니다.
4. 해가 지기 시작하면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져요
첨성대를 보고 주변을 걷다 보니
슬슬 해가 내려가기 시작했습니다.
개인적으로 경주는 낮도 예쁘지만 해 질 무렵부터가 진짜였어요.
하늘 색이 조금씩 바뀌고
조명이 하나둘 켜지기 시작하면
낮에 보던 유적들이 갑자기 완전히 다른 분위기로 보입니다.
낮에는 밝고 평화로운 느낌이었다면
밤에는 조금 더 고요하고 묵직한 느낌.
그래서 일정이 가능하다면
낮에만 보고 돌아가기보다 저녁까지 꼭 있어보는 걸 추천하고 싶어요.
5. 이번 여행에서 가장 좋았던 동궁과 월지
그리고 이날 마지막 코스.
동궁과 월지.
여기는 사진으로 워낙 많이 봤던 곳이라
오히려 큰 기대를 안 하고 갔습니다.
그런데...
이번 여행에서 하나만 고르라면
저는 여기를 고를 것 같아요.
조명이 들어온 건물이 물에 그대로 비치는데
실제로 보면 사진보다 훨씬 분위기가 좋습니다.
사람은 꽤 있었지만
조금만 천천히 걷다 보면 조용히 볼 수 있는 곳도 있었어요.
특히 물에 비친 건물을 가만히 보고 있으면
"옛날에는 여기가 어떤 모습이었을까?"
괜히 그런 생각도 들더라고요.
경주는 신기한 게
낮에는 관광지처럼 보였던 곳이
밤이 되면 갑자기 이야기가 있는 공간처럼 느껴집니다.
사진도 많이 찍었지만
중간부터는 그냥 휴대폰을 넣고 걸었어요.
사진보다 눈으로 보는 게 더 좋았던 곳.
6. 다음 날 아침은 불국사
다음 날은 조금 일찍 일어나서 불국사로 향했습니다.
전날 황리단길과 첨성대 주변이
활기찬 경주의 느낌이었다면,
불국사는 완전히 다른 분위기였어요.
아침이라 그런지 공기도 조금 차갑고
나무 사이로 걷는 길도 조용했습니다.
학교 다닐 때 교과서에서 보던 장소를
이렇게 천천히 둘러보니까 느낌이 참 묘하더라고요.
예전에는
"유명한 문화재니까 보는 곳"
이었다면,
지금은 건물 하나를 보더라도
오래된 돌이나 계단까지 한번 더 눈이 갔습니다.
나이를 먹어서 그런 건지... ㅋㅋ
어릴 때 갔던 곳을 어른이 돼서 다시 가보는 것도
꽤 재미있는 경험인 것 같아요.
불국사는 아침에 가길 잘했다
개인적으로는 사람이 많아지기 전
조금 조용할 때 방문한 게 정말 좋았습니다.
화려하게 즐기는 장소라기보다는
천천히 걸으면서 보는 곳이라
일정을 너무 촘촘하게 넣지 않는 걸 추천해요.
7. 마지막은 보문단지에서 천천히
여행 마지막 코스는 보문단지.
사실 이때쯤 되니 많이 걷기도 했고
슬슬 집에 돌아갈 생각이 나기 시작해서
뭔가 새로운 곳을 찾아다니기보다는
커피 한잔 마시면서 쉬고 싶었어요.
그래서 보문단지 주변을 천천히 둘러보다가
카페에 들어가 쉬었습니다.
여행 마지막에는 이런 시간이 꼭 필요한 것 같아요.
"다음 어디 가지?"
계속 검색하는 대신
찍어둔 사진도 보고
어제 어디가 제일 좋았는지 이야기도 하고
아무것도 안 하면서 창밖도 보고.
그제야 여행이 조금 정리되는 느낌이었습니다.
경주에서 먹는 것도 빼놓을 수 없죠
이번 여행에서 느낀 건
경주는 생각보다 먹을 게 정말 많다는 것.
한식부터 한우, 순두부, 국수 같은 식사 메뉴도 많고
황리단길에는 간단하게 먹을 수 있는 간식과 디저트도 많았습니다.
저희는 여행하면서 굳이 하루 세 끼를 꽉 채우지는 않았어요.
맛있는 게 보이면 중간중간 먹다 보니...
정작 밥시간에는 배가 안 고픔. 😂
특히 황리단길에서는
처음부터 너무 배부르게 먹지 않는 걸 추천합니다.
뒤에서 계속 뭔가 먹고 싶은 게 나타나요.
🍚 식사
한식
순두부
한우
국수
쌈밥
🍡 간식
황남빵
십원빵
찰보리빵
아이스크림
카페 디저트
경주 여행하면서 느낀 점
경주 여행 전에는
유명 관광지를 몇 군데 보고 오는 여행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막상 다녀와보니 조금 달랐습니다.
경주는 관광지 하나하나보다
그 사이를 걸어 다니는 시간이 더 기억에 남는 도시였어요.
황리단길의 복잡한 골목을 걷다가
갑자기 거대한 고분을 만나고,
조금 더 걸었더니 첨성대가 나오고,
해가 지면 낮에 보던 풍경이 완전히 달라지고.
현대적인 카페 바로 옆에
수백 년, 천 년이 넘는 시간이 같이 놓여 있다는 게
경주만의 묘한 매력인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추천하는 경주 여행 방법
황리단길만 보고 돌아가지 않기
대릉원부터 첨성대까지 직접 걸어보기
편한 신발 신기
일정을 너무 빡빡하게 잡지 않기
해 질 무렵 경주를 꼭 경험해보기
동궁과 월지는 야경까지 보기
카페 한 곳 정도는 여유롭게 오래 앉아보기
유명 포토존보다 마음에 드는 골목에서 사진 찍기
경주 처음 가는 분들을 위한 간단한 동선
경주 처음 가는 분들을 위한 간단한 동선
첫째 날
황리단길
→ 대릉원
→ 첨성대 주변 산책
→ 저녁 식사
→ 동궁과 월지 야경
둘째 날
불국사
→ 점심 식사
→ 보문단지
→ 카페
→ 집으로
처음 방문한다면 이 정도만 돌아도
경주의 대표적인 분위기를 꽤 다양하게 느낄 수 있어요.
운영시간이나 입장 정보는 시기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니 방문 전 확인하는 걸 추천합니다.
그래서 경주, 또 갈 거냐고 한다면?
네. 저는 또 갈 것 같아요.
이번에는 대표적인 곳 위주로 돌아봤지만
다음에는 유명한 관광지를 일부러 조금 줄이고
골목이나 카페, 작은 식당을 찾아다니면서
더 느리게 여행해보고 싶어졌습니다.
봄의 경주도 궁금하고
단풍이 드는 가을의 경주도 궁금하고
눈이 조금 쌓인 겨울의 경주는 또 어떤 모습일지도 궁금하고요.
한 번 여행으로 끝나는 도시라기보다는
계절이 바뀔 때마다 다시 가보고 싶은 곳.
이번 경주 여행은 그런 여행이었습니다. 🌿
오래된 것과 새로운 것이 자연스럽게 겹쳐 있는 곳.
그래서 걷다 보면 자꾸 한 번 더 뒤돌아보게 되는 도시, 경주.
다음에는 조금 더 천천히 다녀와야겠습니다. :)